재외국민교육정보 김기모 입시컨설턴트
2026학년도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외국고 전형의 모집기간이 다가오면서, 미래 과학도를 꿈꾸는 수험생들에게는 면접에 대한 고민이 늘어갈 것이다. KAIST 면접은 단순한 지식 확인을 넘어, 지원자의 과학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과정을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본지는 지난 3년간의 기출문항을 심층 분석하여 KAIST 면접의 특징과 대비 전략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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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은 '발표와 꼬리 질문'…생각의 과정을 보여줘라
KAIST 면접의 가장 큰 특징은 '발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외국고 지원자들은 화상 면접으로 진행 되지만, 이러한 방식은 유사하게 진행 된다고 할 수 있다. 지원자들은 태블릿이나 가상 화이트보드, 혹은 별도 카메라로 자신의 풀이 노트를 비추며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사고 과정을 논리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답을 맞혔는지보다 정답에 도달하기까지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본다"라며, "발표 후 이어지는 '꼬리 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해당 개념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면접 평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 과목별 기출문제, 무엇을 어떻게 묻나?
KAIST가 공개한 기출문제들은 각 과목의 핵심 원리를 꿰뚫는 통합적 사고력을 요구한다. 기존에 출제 되었던 수학 및 과학 과목별 대표 문항과 그 출제 의도를 살펴본다.
수학: '움직이는 점'으로 측정하는 수학적 모델링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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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문항 (2024학년도): 세 개의 다른 원 위를 각각 다른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세 점 A, B, C를 제시한다. 지원자는 시간에 따른 각 점의 위치를 삼각함수를 이용해 매개변수로 표현하고, 이 세 점이 만드는 삼각형 넓이의 최댓값을 구해야 한다. [cite: 1941-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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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의도: 이 문제는 단순히 삼각형 넓이 공식을 아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 KAIST는 이를 통해 지원자가 ① 동적인 현상을 수학적 언어(함수)로 변환하는 모델링 능력, ② 복잡한 기하학적 관계를 대수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응용력, 그리고 ③ 미분이나 삼각함수 합성 등 고등 수학 개념을 활용하여 최적의 해를 찾아내는 문제 해결력을 갖추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정지된 도형이 아닌, 변화하는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다.
물리학: '전하 띤 구슬'로 확인하는 융합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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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문항 (2025학년도): 중력장과 균일한 전기장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에서 전하를 띤 구슬이 낙하하는 상황을 제시한다. 구슬의 최종 속도 정보를 이용해 전기장의 크기를 역으로 계산하고, 나아가 이 공간을 평행판 축전기로 간주하여 벽면에 분포된 총 전하량을 구하도록 요구한다. [cite: 2225-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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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의도: KAIST는 이 문항을 통해 전혀 다른 두 분야로 생각될 수 있는 역학과 전자기학의 원리를 하나의 문제 상황에 융합하여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구슬에 작용하는 중력(연직 방향)과 전기력(수평 방향)을 벡터적으로 합성하여 2차원 등가속도 운동으로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거시적인 역학 현상(운동)과 미시적인 전자기학 이론(축전기)을 연결 짓는 통합적 사고력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화학: '복잡한 평형'으로 평가하는 정량적 분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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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문항 (2024학년도): 수용액 상태의 반응물(A, B, C)과 기체 상태의 생성물(D)이 공존하는 복잡한 화학 평형 시스템을 제시한다. 지원자는 평형 상수, 초기 농도, 용기의 부피 등의 정보를 종합하여 평형 상태에서의 기체 압력을 계산해야 한다. [cite: 2035-2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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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의도: 실제 화학 반응과 유사한 복잡하고 현실적인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지원자가 여러 화학 법칙을 동시에, 그리고 정량적으로 적용하는 능력을 갖추었는지 평가하고자 한다. 용액의 '몰 농도'와 기체의 '부분 압력'을 이상기체 방정식을 통해 자유자재로 환산하고, 초기에 용기 안에 있던 공기의 압력까지 고려하는 등, 문제의 모든 조건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과 정밀한 분석력을 요구한다. 이는 미래의 연구자에게 필요한 핵심적인 자질이다.
생명과학: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로 꿰뚫는 생명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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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문항 (2023학년도):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신경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에 이상이 생긴 상황을 제시한다. 지원자는 이 현상이 신경의 흥분 전도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포 분획법 실험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이식 기술로 이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한다. [cite: 11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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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의도: 이 문항의 핵심은 하나의 분자 수준 결함(유전자 돌연변이)이 세포(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ATP 생성 부족), 조직(신경 전도 속도 저하), 그리고 치료 기술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 인과관계를 통합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있다.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이 아닌, 생명 현상을 시스템 전체의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이해하는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으려는 KAIST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 기출 문제의 난이도
기출문제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상(High)' 에 해당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심화 개념을 기반으로 하지만, 단순한 문제 풀이를 넘어 대학 수준의 깊이 있는 이해와 창의적인 접근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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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개념 이해 요구: 각 문제의 '출제 의도'를 보면 "종합적으로 분석", "정량적으로 분석", "통합적 사고력 확인" 등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는 피상적인 공식 암기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으며, 각 개념의 본질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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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개념의 연결: 물리 문제에서 케플러 법칙과 중력 법칙, 원운동을 연결하거나 , 화학 문제에서 평형 상수, 이상기체 방정식, 몰 농도를 한 번에 적용하는 등 여러 단원의 지식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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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용 능력: 제시문은 학생들이 처음 접할 법한 새로운 연구 상황이나 실험 설계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새로운 상황에 기존에 학습한 과학적 원리를 어떻게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평가한다.
■ IB, AP, A-Level 이수 학생들의 대응 가능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며 오히려 강점을 가질 수 있다. IB, AP, A-Level의 심화 과정(HL, Level 5, A2)은 카이스트 면접에서 요구하는 학업 역량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이러한 근거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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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와 범위의 유사성: IB HL, AP (Calculus BC, Physics C, Chemistry, Biology 등), A-Level의 과학/수학 과목은 한국의 II과목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의 깊이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기출문제에 등장하는 미적분, 전자기학, 화학 평형, 유전자 발현 조절 등은 모두 해당 교육과정의 핵심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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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중심의 학습: 이들 국제 교육과정은 단순 암기보다 개념의 이해와 원리 탐구를 강조한다. 이는 카이스트 면접이 지향하는 평가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IB의 탐구 중심 학습(Inquiry-based learning)은 문제 해결 과정을 설명하는 데 익숙한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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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서술 능력: 에세이 작성, 실험 보고서(Internal Assessment) 작성 등의 경험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고 서술하는 훈련이 되므로, 구술 면접에서 자신의 풀이를 설명하는 데 강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국제학교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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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유형 및 용어: 문제의 출제 스타일이나 과학 용어(특히 한글)가 생소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로 된 기출문제를 미리 접하고 주요 과학 용어들을 한글과 영어로 모두 익혀두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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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형식: 발표 형식의 구술 면접 경험이 적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별도의 실전 훈련이 중요하다.
■ 면접 대비를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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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개념의 완벽한 숙지: 모든 것의 시작은 교과서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심화과정(물리학 II, 화학 II, 생명과학 II, 미적분, 기하 등)의 핵심 개념을 "누군가에게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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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문제 정복: 제공된 기출문제를 시간 내에 풀어보는 연습을 반복하는것이 좋다. 단순히 답을 구하는 데 그치지 말고, 각 문제의 '출제 의도'와 '문항 해설'을 꼼꼼히 읽으며 어떤 역량을 평가하고자 했는지 파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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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면접 스터디: 친구나 선생님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실제 면접처럼 발표하고 꼬리 질문을 주고받는 연습을 권장한다. 가장 효과적인 대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발표 모습을 녹화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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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고난도 문제 풀이: 각 과목의 올림피아드(KPhO, KChO, KBO 등) 초급 수준 문제나, 대학 일반물리/화학/생물학 교재의 연습문제 중 관련된 문제들을 풀어보며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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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이슈에 대한 관심: 면접에서 직접적으로 시사 문제를 묻는 경우는 드물지만, 제시문에 최신 과학 기술이나 연구 동향이 반영될 수 있다. 평소 과학 잡지나 뉴스를 통해 관심 분야의 최신 동향을 파악해두면 제시문을 이해하고 자신의 관심사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추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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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본질: 카이스트 면접은 '아는 것'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어떻게든 문제에 접근하려는 적극적인 태도와 논리적인 사고 과정이 좋은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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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면접: 학업역량 면접 외에 지원서 기반의 인성 면접이 함께 진행될 수 있다. 자신의 Extracurricular 또는 자기소개서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고, 자신의 경험과 학문에 대한 열정, 카이스트 진학 의지 등을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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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있는 태도: 면접관인 교수님들은 정답을 아는지를 넘어, 미래의 과학자로서의 잠재력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보고자 한다. 다소 실수가 있더라도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 있고 예의 바른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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